Home경제“관심은 있었지만 확신은 없었다”…채비 IPO가 보여준 전기차 시장의 현실

“관심은 있었지만 확신은 없었다”…채비 IPO가 보여준 전기차 시장의 현실

수요예측 경쟁률은 두 자릿수를 넘겼지만 가격은 강하게 받지 못했다. 전기차 캐즘 우려와 적자 지속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채비가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서 다소 신중한 평가를 받았다. 채비는 이번 공모에서 희망 공모가 밴드(1만2300원~1만5300원) 최하단인 1만23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경쟁률은 55대 1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흥행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이 채비의 성장성에 비해 기업가치 평가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관 수요가 강할 경우 공모가는 밴드 상단 또는 상단 초과 수준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채비는 참여 기관 수가 751곳에 달했음에도 최종 공모가가 하단에서 정해지며 시장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일부 해외 기관이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체적인 투자 심리는 기대와 신중론이 혼재한 모습이었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와 이른바 ‘캐즘’ 우려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 산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실적과 수익성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IPO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대목은 공모 물량 조정이다. 채비는 당초 1000만 주를 공모할 계획이었으나 최종적으로 900만 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공모 규모도 기존 최대 1530억 원에서 약 1107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무리한 자금 조달보다는 현실적인 수준에서 공모 구조를 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IPO 시장 전반에 형성된 보수적 수급 환경을 반영한 조치로도 읽힌다.

채비는 전기차 충전기 개발과 제조, 충전소 구축, 운영,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충전 인프라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0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96억 원, 당기순손실 33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외형 성장은 이어졌지만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인프라 확충, 기술 개발, 해외 사업 확대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자체의 성패보다 공모 자금을 실제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청약은 4월 20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며, 상장 예정일은 4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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