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관광객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이중 가격제’ 도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숙박세 인상과 관광지 입장료 차등 적용, 대중교통 요금 인상 검토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하는 정책이 잇따르면서, 일본이 저가 중심 관광지에서 고부가가치 관광지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는 교토다. 교토시는 이달부터 1박 요금이 일정 수준을 넘는 고급 호텔을 대상으로 관광객에게 최대 1만 엔 수준의 숙박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기존 숙박세가 최대 1000엔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폭 인상된 것이다.
여기에 교토 시내버스 요금을 관광객에게 더 높게 책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효고현은 히메지성 입장료를 외국인 기준 1000엔에서 2500엔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도쿄 일부 국립미술관과 박물관에서도 외국인 대상 차등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전역에서 관광객과 내국인 간 요금 격차를 두는 정책이 점차 일반화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2024년 방문객 수는 427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관광 소비액 역시 약 8조5000억 엔에 달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에 따라 대중교통 혼잡, 쓰레기 문제, 관광지 과밀화, 지역 주민 생활 불편 등 부작용도 동시에 확대됐다. 이에 따라 “관광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관광객이 더 부담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객 증가가 오히려 지역 축소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후지산과 벚꽃 명소로 유명한 일부 지역에서는 관광객 과밀로 인해 인프라 부담이 커지면서, 대표 축제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보다, 오히려 주민 생활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정책 변화가 단순한 요금 인상이 아니라 관광 전략 전환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관광객 수 확대 중심에서 벗어나, 1인당 소비를 늘리는 고부가가치 관광 구조로 이동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프랑스, 이탈리아, 이집트, 인도 등 주요 관광국에서도 외국인 대상 차등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어 일본만의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일본의 경우 ‘오모테나시’로 대표되는 친절한 서비스와 정찰제 문화가 강점으로 꼽혀온 만큼, 외국인 대상 추가 요금 부과가 관광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숙박과 입장료를 넘어 대중교통까지 차등 요금을 적용할 경우, 일부에서는 차별적 정책으로 인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