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둘러싼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예비부부들의 선택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결혼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고비용 구조의 예식을 줄이거나 생략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웨딩 택스’로 불리는 가격 프리미엄이 결혼 준비 전반에 광범위하게 작용하면서, 결혼식이 더 이상 당연한 절차가 아닌 선택의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예비부부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분은 결혼 관련 상품과 서비스에 붙는 높은 가격이다. 같은 품목이라도 ‘웨딩’이라는 용도가 붙는 순간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생화 부케, 드레스, 메이크업, 스튜디오 촬영, 예물 등 비교적 세부적인 항목에서도 일반 소비와는 다른 가격 체계가 적용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개별 품목의 부담이 누적되면서 전체 결혼 비용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점이다.
실제 결혼자금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신혼부부 평균 결혼자금은 2024년 2억9748만원에서 2025년 3억6173만원, 2026년 3억8113만원으로 상승했다. 2025년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를 웃돌았고, 2026년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주거 마련 비용에 더해 예식, 혼수, 예물, 신혼여행까지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결혼은 단순한 인생 이벤트를 넘어 대규모 자금 계획으로 인식되고 있다. 예비부부 입장에서는 설렘보다 자금 조달과 지출 우선순위가 먼저 고려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와 관계기관도 예식장, 드레스, 메이크업 등 이른바 ‘스드메’ 시장의 가격 구조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왔지만, 현장 체감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비용 체계는 복잡하고 옵션 구성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소비자 스스로 지출 구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노웨딩, 스몰웨딩, 비수기·평일 예식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결혼을 기피한다기보다, 과도한 예식 소비를 줄이고 결혼 이후의 삶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현실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인식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결혼 비용이 부담될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하는 대안으로 ‘결혼식 생략’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결혼식의 상징성과 필요성이 이전보다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때 결혼식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주거비와 생활 기반 마련이 더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결혼 비용 상승이 단순한 소비 문제를 넘어 혼인 문화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본다. 결국 지금의 예비부부들은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고비용 결혼식 중심의 기존 문법에서 벗어나 보다 실용적인 방식으로 삶의 출발선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